이 카테고리는 오로지 데일리 리포트와 플랜에 관해서 얘기하기 위해 만들었다. 데일리 리포트, 플랜이 가져오는 삶의 변화는 생각 이상으로 컸다. 내 무기력한 인생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와 준 고마운 계획이지 않나 싶다.
이 글은 2주 동안 만든 습관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용도.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를 기록하기 위한 용도다. 나중에 보면서 스스로의 성장을 확인하고 뿌듯했으면 좋겠다. 나는 나 자신에게 근거 있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 노트로도 흔적을 남기고, 블로그에도 흔적을 남긴다면 나에게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진 자신이 되고 싶다.
나는 과거에 나 자신을 이렇게 생각했다.
1. 게으르고
2. 항상 일을 미루는 방법밖에는 모르며
3. 성공하고 싶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
4. 본인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을 하는 걸 알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5. 항상 방에서 핸드폰만 만지며 시간을 축내는 사람.
생각보다 신랄하게 까는 느낌이지만 이게 사실이었기 때문에... (...) 할 말은 없다. 핑계도 없고. 그냥 정말 딱 그거였다. 수능을 끝내고, 대학교에 들어가서 그냥 저냥 수업이나 듣고 다니는 대학생 정도?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 수업도 늘었다. 그걸 항상 일요일 마지막 날에 겨우겨우 수강하는 게으른 대학생이 나였다. 딱 반백수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저런 내 모습을 보고 항상 실망하고 자책하는 자기 자신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 자존감을 깎아내렸고, 결국은 내가 끈기가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고 스스로 도장을 찍던 시기도 분명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데일리 리포트에 관한 영상을 봤고, 영상 속 사람이 말하는 게 아닌가. 대강 이런 맥락이었다.
[어느 대기업의 이사가 되는게 쉽겠냐, 이런 종이 하나에 오늘 하루 무엇을 했는지 적는 게 쉽겠냐.] 당연히 후자인데, 그것조차 사람은 안 한다.
이 말이 정말 나한텐 큰 충격이었다. 그렇네... 난 꿈만 크고 정작 그에 비해 쉬운 일을 한 번 성공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이런 주제에 어떤 꿈을 꾸고, 어떤 미래를 꿈꿀까. 생각했다. 그리고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렇다면, 저걸 내가 해낸다면 어쩔건데?' 하는, 처음엔 정말 도전 욕구라고 해야 하나. 단순히 잠깐 타오르는 의욕일 거라고 생각했다. 오기에 가까웠다. 저걸 성공해내면 나는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될까, 하고. 그게 시작이었다. 까짓 거, 한 번 해보지 뭐! 이런 마음이었다.
말이 길었다. 저게 시작이었고, 나는 조금씩 조금씩 나를 향한 편견을 고쳐나갈 계획을 짰다.
1. 게으르고
> 아침 7시 기상을 시작하자. 항상 늦게 일어나면서 시간이 부족했다 말하는 나에게서 퇴로를 차단해야한다. 이제 더 이상 그런 핑계로 자기를 위로하는 건 그만 해야 한다.
2. 항상 일을 미루는 방법밖에는 모르며
> '이건 나중에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즉시 그 일을 바로 하자. 예를 들어, 아. 조금 있다가 양치해야지. 하면 그 즉시 가서 닦는다. 그럴 생각을 할 생각에 하는 게 나으니까 말이다.
3. 성공하고 싶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
> 시도해보자. 우선 아침 7시 기상, 매번 기상 후, 식사 후에 즉시 양치하기, 이불 정리 등을 도전하자. 이제 나는 시도를 하고, 결국 성공해낼 거다. 너무 간단하지만 나에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 처음부터 큰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작은 성공을 통해 차츰차츰 늘려나가야 한다.
4. 본인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을 하는 걸 알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 위의 사항들을 다 지킬 필요성이 생겼다. 저것들은 나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건 나는 내 삶을 스스로 엉망으로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다. 나 스스로가 더 이상 그걸 용납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나는 건강한 삶을 살 거다. 적어도 내 시간을 쓰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고 생각하는 건 그만두고 싶다.
5. 항상 방에서 핸드폰만 만지며 시간을 축내는 사람.
> 바로 핸드폰 사용량 앱을 깔고, 하루 3시간만 사용하도록 하자. 사용량을 넘길 경우 다음날의 사용량을 줄인다. 내일의 내가 고생하는 게 싫다면 지금부터 약속을 지키라는, 나 스스로를 향한 경고를 하자. 그리고 그걸 어길 시에는 합당한 벌을 받게 해아 한다.
이 모든 계획을 저 플랜에 적었다. 단 하나도 빠짐없이 다. 저것을 당연히 내가 할 때까지. 현재는 저걸 적지 않더라도 실천하게 되었다! 변화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 써야겠다.
우선 일어나서 이 바로 닦기, 밥 먹고 바로 닦기. 이불 정리, 방 치우기, 앉아서 물 1잔 마시기. 이렇게 적어놓고 다 지켰을 시에 체크한다. 저 체크를 한 번 할 때 드는 뿌듯함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이걸로도 나는 과거의 1, 2, 3, 4번이 틀렸음을 증명한다. 나는 늦장 부리지 않고 제시간에 정해진 일을 완수했고 이 모든 일은 내 실천에서 일어난 결과다. 그리고 이 결과는 내 삶의 질을 향상한다. 정말 단 한 번의 행동이 나에게 여러 의미로 다가온다. 정말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겐 이제 새로운 1, 2, 3, 4번이 생겨났다.
핸드폰 사용량도 현재로서는 3시간을 웬만하면 지키고 있다. 확실히 앱이 있으니 관리가 가장 편한 플랜이었다. (새로운 5번도 생겼다.) 이제 과거의 자신과는 조금 달라진 현재의 자신이 있었다. 일시적인 것이라도 좋다. 한 순간이라도 이 변화를 느꼈다면, 다음 번은 더 쉬워질 테니까.
플래너를 쓸 때에 관해서 말해보자면. 매 순간순간은 아니더라도 플랜을 완수했을 시에 1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각 종목에 맞는 형광펜을 칠한다. 그 1시간동안 어땠는지, (이 사진에는 없지만) 상 중 하를 나누어 집중도를 평가한다. 이렇게 하면 나중 가서 스스로를 피드백할 때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자기 자신에게 혼을 낼 때는 빼도 박도 못할 증거품이 된다. 나한테 들이밀으면 된다.
'분명 시간을 많이 쓰고 싶어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밥을 먹고 나서 바로 3시간 낮잠을 주무셨네요? 덕분에 오늘 플랜을 중에 이걸 못 끝냈는데. 너 어쩔래. 다음에도 또 이럴 거야?' 하고 말이다... 심지어 저 리포트를 적은 건 나 자신이기 때문에^^ 핑계를 다 원천 봉쇄한다. 시간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다름 아닌 놀아서! 오늘 할 일을 다 못한 거라고! 하며 나 스스로를 혼낸다.
하지만 당근과 채찍은 중요한 만큼... 꼭 오늘 무엇을 잘했는지를 피드백 란에 쓴다. 나는 매번 [오늘 하루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했음]을 칭찬한다. 옛날이라면 3시간 자고 나서 분명 '아, 오늘 하루를 망쳤어. 난 구제불능이야. 그러니깐 그냥 하루를 날리자. 내일부터 해도 되잖아.'하고 합리화하며 남은 하루를 다 버렸을 거다. 어쩌면 다음 날엔 의욕이 바닥을 쳐서 이 습관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플랜을 짰고, 그걸 지켜야 함을 알기에. 대놓고 노트에 적혀있지 않나! 오늘 아침에 쓴 내 계획이 눈앞에 보이는데 어떻게 그걸 모른 척할까? 적어도 나한텐 안됐다. 그래서 다시 몸을 움직이게 된다. 남은 체크 리스트는 많고, 지금 멈추면 이 모든 것에는 X표가 자리한다. 나는 나에게 실망하기 싫다. 그렇기에 몸을 일으킬 수 밖엔 없다.
여기에서 더 알 수 있다. 이렇게 노트에 적고 나에게 보여주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단순히 머릿속에 떠오른 계획은 언제든지 쉽게 수정되고 삭제되지만, 노트에 적힌 것은 다르다. 내가 꼭 오늘 해야 할 것들이 눈앞에서 읽힌다. 내 생각을 시각화했기에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고 지나갈 수 없게 만든다.
계획 100% 수행에 실패하더라도 그건 상관없다. 적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오늘의 계획이 40% 완성될 수도 있고, 80% 완성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40%와 80%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실패했다가 아니라, 완성도를 측정하게 된다. 두리뭉실한 계획에서 시각화된, 눈에 보이는 계획으로. 애매한 시각에서 좀 더 이성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데일리 리포트와 데일리 플랜의 장점이다. 나를 관찰하게 만들고, 그 속에 숨겨진 내 게으름을 보며, 최종적으론 나에게 얼마 만큼의 [시간]이 남는지 계산하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은, 내가 허투루 보낸 시간을 어떻게 효과적이게 쓰느냐. 거기에 따른 플랜을 또 적는 것에 있다. 요즘엔 쓸데없는 일에 쏟던 시간 알갱이를 조금씩 모아서, 어떤 식으로 발전에 투자할지를 고민한다. 독서시간이 될 수도, 외국어 공부가 될 수도 있고, 나에게 필요한, 좀 더 효율 좋은 시간 사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고민한다. 옛날엔 항상 공상만 했는데, 요즘엔 현실적인 걸 생각하다 보니 뇌가 지쳤다는 걸 확실히 느낀다. 하지만 그만큼 생각을 거듭한다는 것이니 좋은 발전이라 생각한다.
나쁘지 않은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딱히 궁금하진 않다. 간단하게 침대 정리를 하는 것도 나에겐 원동력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 시원한 물 한 컵을 다 마시는 것도 내가 오늘 하루를 잘 보낼 것이라는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 어떤 것도 거창할 필요는 없다. 사소한 것도, 나에게 의미가 된다면 다 좋을 일이다.